유중근 시인의 봄나들이 간 시詩, 복사꽃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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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9 22:01
유중근 시인
복사꽃 필 무렵
유중근
복숭아꽃 화사하게 피면
그때 그 시절 생각난다
일 년에 한 번은
연중행사처럼 심하게 아팠다
약을 먹어도 낫지를 않다가
복숭아 통조림을 먹고서야 낫곤 했다
비타민이 부족하고 허약했을까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참 좋았는데
동생과 나눠먹지 못한 것이 맘에 걸린다
어른이 되어서는
복숭아 통조림 먹을 필요가 없다
종류별 비타민 로열제리 산삼배양근
밥보다 많이 먹으니 허약할 시간이 없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로 힘들어할 때
복숭아 통조림세트가 배달되어 왔다
아프면 약보다 복숭아 통조림이 잘 듣는다
아빠의 개똥철학을 기억하고
작은 딸이 보내왔는데
맛있게 먹고 코로나를 이겨냈다
어머니와의 추억에 미소 짓고
할머니의 따스한 손길을 닮은 작은 딸
그 대견함이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