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그리고 시인, 김재덕 시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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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6 22:42
김재덕 시인
둘레길
김재덕
낯선 길 걷는 것은
고행 속의 인내였으며
외로운 기억을 정리하는 여정이었다
포
보이지 않던 소소한 것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도 느낄 수도 있는
나만의 시공간적 여유가 좋았다
딱히 얻고자 한 것도 아니건만
홀로 걸어봐야겠다는 각별한 의지가
내 삶에 천금 같은 행복이었다
하마터면
판다가 될뻔한 구릿빛에
바람과 새들은 왜 혼자냐며 인사하지만
그저 미소지을 수밖에 없었다
홀로 걸어보면 안다
외딴곳의 두려움, 땀 흘린 가치와 희열을..
자아가 충전된 가슴이 벅찰 것이다
여행이 인생의 꽃이라면
둘레길 걷기는 삶을 영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