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유민의 생활로 쓰는 시간詩間이 온다. 3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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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5 22:40
삽화 배유민
민달팽이
배유민
겨울 바람이 빨리 불어
세상이 더욱 험해졌다
태어나자 마자 불쌍한
생명이 있을까
바로 민달팽이다
집도 없는 녀석이 거울 바람앞에
배짱도 좋다
그 불쌍한 녀석들을 혹시나 밟았을까
걱정이 됐다
민달팽이의 모양새가 그제 우리를 닮았더라.
엄마의 뜨개질
배유민
새벽부터 일어난
엄마의 손이 바삐 움직인다
그럼 나는 엄마가 앉아 있는 소파 옆
베란다 창문의 계절을 확인하는 것이
어느세 습관이 되어 있었다
계절이 두억쯤 바뀌면 만들어진
엄아의 옷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