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명 시인의 시시時詩톡톡한 날들을 부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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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 0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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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報恩 (1,474)


      고송 정종명



쪽빛 푸르름에 열광하던 여름도

알록달록 꿈꾸던 결실의 가을도

된바람 찬서리에 낙엽 되어 떨어져 갔다

님이여 슬퍼 말아요

그대 발등을 덮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더라도

춘삼월 봄바람에 한잎 두잎 연둣빛 잎새를 키워 푸른 녹음으로 부활하리다

삼복의 된 더위에 한 자락

그늘을 드리워 지친 숲속 식구들의 안식처가 되고 삶의 자양분이 되어

못다 한 사랑을 베풀어 주리다


찬 바람 거친 손끝에 휘둘려 서럽게 진다 해도 마른 거죽을 덮고 시린 발등을 덥히는 보은報恩의 품을 내놓을 것이다.


202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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