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기 시인의 가을 2, 가을새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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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0 19:48
김두기 시인
가을새
김두기
봄에 눈을 뜨고
여름에 깃털을 만들어
가을이면 날아가는 새가 있다
하루라도 더 빨리 날고 싶어 하는,
새와 나와 어찌 다를까마는
기다림의 언덕에 올라가서
푹풍우 만나가며 얼마나 많이
몸 흔들며 울었던가
하늘의 둥지에서 소식 한 바람 불어왔을 때
붉게 물들이는 노을 편지에
그동안 사연 적어 보내면서
가을새의 날개에 허공길을 물들여본다
날개 속에 스몄던 가을
내 이름 하나 겨우 지니고 날고 싶어 더 날개를 활짝 편 낙엽 새의 날개
수천 개의 깃털을 가지고
큰소리 한번 질러보지 않은 날개
더 높이 더 붉게
훨훨 날아 오르고 난 후
겨울 소식 떨구네
깊은 꿈은 다시 깊어지네
우리 이제 날아올라 가을 꿈속 나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