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기 시인의 가을 2, 가을새

김두기 시인의 가을 2, 가을새

문정 0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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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기 시인



가을새


     김두기


봄에 눈을 뜨고

여름에 깃털을 만들어

가을이면 날아가는 새가 있다


하루라도 더 빨리 날고 싶어 하는,

새와 나와 어찌 다를까마는

기다림의 언덕에 올라가서

푹풍우 만나가며 얼마나 많이

몸 흔들며 울었던가


하늘의 둥지에서 소식 한 바람 불어왔을 때

붉게 물들이는 노을 편지에

그동안 사연 적어 보내면서

가을새의 날개에 허공길을 물들여본다


날개 속에 스몄던 가을

내 이름 하나 겨우 지니고 날고 싶어 더 날개를 활짝 편 낙엽 새의 날개

수천 개의 깃털을 가지고

큰소리 한번 질러보지 않은 날개


더 높이 더 붉게

훨훨 날아 오르고 난 후

겨울 소식 떨구네

깊은 꿈은 다시 깊어지네

우리 이제 날아올라 가을 꿈속 나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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