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순 시인의 살아가는 것은 축복시詩 7

임석순 시인의 살아가는 것은 축복시詩 7

소하 0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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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석순 시인



신, 월인천강(新, 月印千江) 


                    태안 임석순


아침, 거울에 내가 있으니

나는“내가 존재하는구나”를 느끼며

거울을 비춘 내 얼굴 쳐다보고 웃어준다


길거리를 나서니

건물 유리창에 내가 거기에 어른거리며

나의 전신이 맵시 있게 서 있어 우쭐한다


백화점 상품 진열대 거닐고 찾고 있으니

여기저기를 횡으로 종으로 구경하고 찾아가며

두리번 두리번거리는 내가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량에 블랙박스 녹화 소리가 들리며

도로의 방범용 카메라 곳곳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


보금자리 들어가는 아파트

현관에 동그랗게 검고 둥근 그림자 아주 작게 보이며

엘리베이터 안에도 나를 조롱하고 열심히 지켜보고 있다


거실 소파에 앉은 몸, 길게 늘어뜨리고

TV, 휴대전화 만지작거리며 나를 비춰서 화상통신으로

안부 묻고 답하고 또 다른


나,


나를 지켜보며 하루 정리한다.



*月印千江一切同(월인천강일체동)

: 천 갈래 강에 비친 달은 본디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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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태안 파도리-임석순 사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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