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채원의 시詩애愛뜰 - 자작자작自作自作 11

여채원의 시詩애愛뜰 - 자작자작自作自作 11

색연필 0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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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영 사진 作




중립적인 공감



          소선 여채원



나의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어린 자녀를 집에 두고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듣는다는 게 너무 서글프단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다가오는 추석에


여우짓하며 뺀질거릴


아랫 동서를 생각하면 시댁에 가기 싫다고 한다


그 옆의 사람도 한마디 거들며


뒤늦게 들어간 야간대학의


과제물 제출하느라 머리털이 다 빠질 지경이란다




그래,


그 상황에 놓인다면 누구라도 힘들 수 있어


너의 감정은 정당한 거야








▣ 작가 노트 ▣


살아가며 질문을 할 때, 위로의 말을 건넬 때 나는


나의 의도를 실어 말을 던지거나, 때론 힘든 상대


를 토닥이다 감정이 이입되어 내 감정까지 고된


적이 많았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건지 아니면 감수성이


높은 건지.. 


우연히 공감에도 나의 의도가 없는 중립적인 공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시의 마지막 연에 표현된 공감이 그러하다


감정 소모 없이 이성적이면서 공감까지 해주니


참 멋진 말 같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나의 의도를


듬뿍 담아 위로해주는 날이 더 많을 것 같다


나도 그래……. 라고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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