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해 시인의 꽃다리 사랑 3

박선해 시인의 꽃다리 사랑 3

포랜컬쳐 0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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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중근 사진가 作


부들, 그 연못에서


                   박선해

            

풋풋한 나날들이 빗속으로 수놓이고

연못에는 제 맘대로 자라나던

부들이 푸성푸성 떨고 있다


싱그런 미소지으며 생거품처럼

쏟아졌던 하루는 부들의 떨림에 쓸려 사라진다


그러면 가슴속 그렁그렁하던 

울먹임을 빗물에 씻어 내린다


열기올랐던 청춘은

떠나지도 돌아오지도 않은

한뭉치의 일상이 되어 그리움속으로 채색되어간다


퍼붓는 비에 얼켜설켜

서로를 위로하던 부들잎은

여전히 연못에 딱 어울린

풍경을 하고는 고요히 머무르고 있다


부들이 있는 그 연못에서는

떠나가는 시간이 채 돌아오지도 않는

시간을 애닯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연못은 이내 한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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