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9

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9

소하 0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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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촬영 안갑선

해설-지오드 줄란다이트 행렬에 에피  스틸 물림



天江 (천강)


    안갑선 


사람은 고리와 줄을 가지고 산다 

얽히고설킨 지인 많지만 가끔 갈 곳 없어 방황할 때

비상구 찾아 담뱃불로 봉화를 피워 올리며 하늘을 본다 

넓은 天江에 돌 하나가 솟아올라 

나는 그 돌을 외다리로 밟고 서서 굽이치는 大地를 굽어본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자갈과 바위가 가물가물 내려앉은 길로 

조랑말 타고 풀피리 불며 천태두른 양치는 목동이 되어 

갈 곳 없어 서성이는 고독한자 되지 않으리 

수만 수천의 징검다리 건너

청서듦 가슴밭에 숨겨 놓은 잘 익은 달콤한 추억 맛보고 

L.Y.J. 그 사람의 꿈 타고 내려앉아 못다 한 사랑 나누며 

느슨했던 줄 팽팽이 당기리 

허나, 일탈을 꿈꾸던 사람들이 

갈대 무성한 외진 돌다리에 앉아 살아온 날을 

사득다리로 집합된 기호를 강물에 표기하고 있다 

천강 구석구석 인연의 걸지 못한 고리와 

풀린 고리 받아 걸고 타인의 어깨에 얹고 묶어서 

밤새 둘러앉아 사연 새기며 

나도 온전히 두 발로 天江의 뚝 길을 걷는 사람 되고 싶다 

오늘 밤도 오롯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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