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화 시인의 가을 맞이 시詩 1

임재화 시인의 가을 맞이 시詩 1

소하 0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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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화 사진 作



난초 꽃 한 송이


             임재화


수줍은 난초 꽃 한 송이

누가 저를 아름답다고 하시는가요?


아직은 미쳐 다 피워내지 못하고

마냥 수줍어 어찌할 바 모르는

어린 한 송이 꽃봉오리인 것을


작은 가슴에 담긴 부끄러운 마음

맑고 그윽한 난초 꽃향기

채 내뿜지 못하는 한 송이 난초


갓 피어난 저 꽃봉오리 모습

차마 어색한 몸짓을 하고

방긋 웃기에는 아직 이르다네요


오롯이 사모하는 임을 위하여

그윽한 난향을 풍기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답니다.





가을이 오면


           임재화


어스름 어둠이 내린 뒤

차츰 깊어가는 이 한밤에

창가에서 정답게 속삭이듯


찌르르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고요한 어둠 속에서

내 귓가에 가끔 들려옵니다.


차츰 가을이 짙어가면

서늘한 바람이 자주 불어오겠지

올여름 힘들고 버겁던 날의 기억


이제는 모두 다 떨쳐버리고

상큼한 가을이 또다시 찾아오면

더욱 용기가 샘솟았으면 좋겠습니다.


(메모) 구월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초가을 서정 


         임재화


차츰 하늘이 높아만 가고

뭉게구름 풍성하게 일어날 때면

한 줄기 맑은 바람 가슴을 헤집고


깊은 밤 창가에서

찌르르 풀벌레 소리 들리고

어느덧 가을이 왔음을 노래합니다.


감나무 나뭇가지마다

작은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초가을 햇볕에 익어가는데


늘 푸른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한 줄기 서늘한 바람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유유히 허공을 비행합니다.





샐비어 애가(哀歌) 


                  임재화


너무나도 가슴이 시려서

훨훨 타오르는 불꽃은

도저히 어찌할 수 없습니다


겉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빨간 샐비어의 슬픈 마음속

아무런 말 하나 없는 속앓이


저마다 바쁘게 발걸음 재촉하며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길손들은

밝은 얼굴로 웃고만 지나칩니다


비록 겉모습 화려할지라도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슬픔을

가득 담고 있을 줄 누가 알까요?


오늘도 어김없이

화창한 햇볕을 받아서

화려한 모습 붉게 빛나련만


작은 가슴속 깊숙이 꼭꼭 감춘

슬픈 마음은 영롱한 눈물방울 되어

어쩔 수 없는 슬픔으로 배어납니다.


* 샐비어 : 깨꽃





숲속 작은 음악회 


                임재화

 

한낮의 불볕더위를 피해서

큰 나무 그늘에 들어서자마자

새들마저도 무더위 피해 날아듭니다

 

초록 잎 새 뒤 살짝 숨어

매미 한 마리가 목청을 가다듬더니

숲속 작은 음악회를 열었습니다

 

이따금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숲속의 무성한 나뭇잎들도

시원한 바람 따라서 합창을 하는데

 

한낮의 무더위를 식히고 있던

조막만 한 새들도 덩달아 신나는지

파드닥파드닥 날갯짓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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