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국 시인의 가을이 왔다 하길래 1

나상국 시인의 가을이 왔다 하길래 1

소하 0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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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상국 시인




가을이 왔다 하길래


                    초암 나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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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바람에

숨 막혀하던 무더위가

더는 견기지 못하겠다고

내 곁을 떠나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고

멀게만 있을 거라 생각했던

가을이 왔다 하길래

버선발이 아닌

등산화 끈 꽉 조여매고

산에 오르니

검게 그을린

여름날의 흔적들은

그래

알았다 알았다 하는데

눈에 보이는 것은

미처 떠나지 못한

패잔병의 뒷모습

그래도 가을이 왔음에

하늘은 높고 푸르다





가을바람에


         초암 나상국


기다리는 신호등의

점멸등도 아니건만

이제는 지쳐서일까

자꾸만 깜빡깜빡

잊곤 한다

넌지시 바라보는

저녁노을

무심코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그대의 향기가 난다

잊었는지 알았는데

아직도

세월은 흐르고 있음인지

깊은 가슴속

살며시 저미며 살아나는

그리움의 바다

소식도 알 수 없는

그대에게서

헤어 나오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하루해는 지는데


                 초암 나상국


먼발치 끝에 머문

하루해가

이별을 고합니다

뜬금없이 떠오른 생각에

범 내려오듯

밀려내려오는 어둠 속으로

길게 누워

눈을 감고 애를 써봐도

그리움만 깊어가고

그려지지 않는

그대의 모습

가만히 지갑 속

사진을 꺼내

뚫어져라 쳐다보아도

한복에 단아하고

엷게 미소 짓는 그 얼굴이

뜨겁게

가슴에 와닿지 않습니다

멀어진 그대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왜 이렇게도

냉혹한 지





오늘의 미래는 있을까


                초암 나상국


긴 터널의 끝은 어디일까?

끝은 있으되 잘 보이지 않고

벼랑 끝에 선 듯

암흑천지의 길에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하루 하루의 소식은 암울하기만 한데

그럼에도 자기 잘못은 모르고

남 탓하면서 쌈박질해대는 모습에

기가 막혀 하품도 나오지 않지만

우리가 꿈꾸어야 할

장래의 희망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건 아닌지....

바꿔야 하는데

바뀌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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