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규 시인의 수묵화 한점의 풍경은 시다詩多.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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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4 21:25
백토 조일규 사인
하늘꽃 비밀
백토
그간 코로나에 갇혀 지내다
어제는 고향 깨복쟁이 친구들의 번개 만남이 있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본지가 일년 이년
아니 그 중엔 몇 십년만에 보는 얼굴이다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얼굴에
더 없이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 써늘하게 가슴을 타고 흐르는
묘한 서글픔은 막을 수가 없다
얼굴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
너나 할 것 없이 어쩔 수가 없었겠지
숨겼던 내 자신의 모습을
슬며시 들여다 본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움에 손을 내밀자
대뜸 하는 말
야, 너는 그대로다
무슨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니
혹 손 댔니
아니, 나는 얼굴에 손을 댄 적도
칼을 댄 적도 없다
하지만 나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다
그 비밀이 뭐니, 나도 좀 하자
다그치는 친구의 말에
그만 웃고만다
사실 나에겐
그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나의 가슴 한 중앙에
꽃으로 오신 님이 계시다
그 꽃의 향기는 사랑
시들지 않는
그 꽃은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