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규 시인의 은혜로운 삶을 위한 원숙한 믿음시詩

박헌규 시인의 은혜로운 삶을 위한 원숙한 믿음시詩

소하 0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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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헌규 시인

 

대하구이


      박헌규

 

머리에 투구까지 쓰고

물장구치는 조그만 앞발

 

굽은 허리에 바람에 날리는

긴 수염이 영락없는 할아버지

모습 이다

 

피로라도 푸는 건지

소금 접시에 나란이 누워 있다가

갑자기 불판 위에 던져진다

 

뜨거워

팔딱 뛰다가 이네 정신줄 놓는다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

빨갛게 익어가네





모기 소리  

 

      박헌규

 

여름이 다가 오네

잠결에 윙윙거리는 경고등

 

무심코 내리친 오른 손 이번도

죄 없는 내 다리만 맞았네

A형 혈액 도둑 맞은 다음에야 소식 들었네

불을 켜니 많은 놈들이 내 눈치 보네

혐의 없는 놈들만 죽어서 결백이 증명 되었네

배 나온 놈은 보이질 않고.

    





모기소리, 2  

 

        박헌규

 

여름이 왔네

윙윙 거리는

경고 등 소리에 불먼저 켰네

 

천정에 붙어 죽은척 하는 배 나온 놈과 눈이 마주쳤네

 

미리 준비한 수건을 길게 잡아

힘껏 내리 쳤네

 

붉은 글씨로 헌혈 (a)

증서와 손해배상 청구사인을 벽지에 써 놓았네

 

수사결과 방범창과 이중창에 방충망까지

물 틀샘 없이 경계를 했으나 머리좋은 그 놈은

대문앞에서 기다렸다가

검정색 배낭에 붙어서

카메라도 피했네.

 




궁남지 연꽃 

 

         박헌규

 

가을 하늘 새털구름 거울삼아

그 옛날 백제공주 가마타고

시집가네

 

분홍 연지 곱디곱게 단장하여

가마 앞서 말을 탄 용장 견훤 사위 되네

 

깊어가는 궁남지 키 작은 연꽃들만

쓸쓸히 영화 왕국 회상 하네

 

    




왼손 가위 

 

      박헌규

 

오지 않는 주인 기다리며

입을 굳게 닫은 왼손가위

 

십 원을 벌더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쳐주신 그 분

고집스러웠지만

솜씨는 최고셨는데

 

언제나 외로운 혼자 반대편에 서서

나의 복수가

단수를 이루어 힘을 다해 한 걸음씩

신중히 직선과 곡선을 넘나들던

그 긴 세월

무뎌진 나를 말없이 바라보던 그 눈빛

 

아꼈던

따뜻한 말 한마디 생각하며

 

영원히

정지된 시간.

    





꼬마 담쟁이 

 

        박헌규

 

의지 한곳없어

한번 살아보겠다고

내민 여린 손

넙죽한 등을 뿌리치지 아니하고 내주었네

 

염치없고 미안 하지만 내미는 작은손

 

내 사는 방법과 다르더라도 내 생각을 뛰어 넘는

말없이 내어주는 따스한 등

    





두 마음 

 

     박헌규

 

속마음속에 올라오는 보험 진단금 욕심의 솟구침

 

악성이 아니기를 바라는

매달리는 기도속 외줄

 

두 마음을 품은

간교한 두마음.

    





인절미 

 

     박헌규

 

귀한날 맛보던

찰지고 식감좋은 인절미

 

자식들 생각에 잔칫집 눈치보며

기름진 지지미와 몸비비며 가져온

 

마늘 으깨 밴 칼자욱

 

기분 좋은 묘한

향속의 맛.

  




드릴 

 

   박헌규

 

지인 패션디자이너

다 만든옷에 군데군데 뿔달고

가위로 가장자리 잘라내고 그 위에

글씨쓰고 페인트칠하고

톱질하고 총까지 쏘네

 

이제는 드릴까지

찿고 있네

 

 

    



겨울바람 

 

      박헌규

 

어두운 이른 새벽

집을 나선 골목길 화들짝

놀란가슴

 

서 있다가 쌘 바람에

따귀맞고 비틀거리며

하소연 하는 배너간판

 

지나가는 바람소리에도

놀라는 나약한존재

 

때로는 생활의 염려로

마음의 바람이 일지만

황량한 겨울 산속 작은새도

걱정없이 날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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