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 이 달의 시 감상 * 화포천 날개 / 박선해 시인편

포랜컬쳐 * 이 달의 시 감상 * 화포천 날개 / 박선해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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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포천 날개


                    박선해

 
날지 못하는 생각에
내 모습이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 같습니다
 
화포천의 물결을 들여다보면
철새는 오늘도 그대로 날고 있습니다
 
화포천을 거닐다가 생각하니
날개를 지녔던 어깨가 그리워집니다
 
화포천에는 햇살도 빛나고 구름이 흐르고
바람이 얼굴 쓸어주고 새소리의 계절을 볼 수 있어

먹구름 낀 마음을 걷고 가는 도시인이 있습니다

다시 날개를 펴봅니다


[시 감상평: 박덕은 문학평론가]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화포천변을 걸으며 상념에 잠겨 있다.
세파에 시달려, 삶의 날개마저 꺾인 채 걷고 있다. 
자기 모습이 자꾸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 같아 휘청거린다. 
화포천의 물결을 들여다보니, 거긴 철새가 날고 있다. 
그때서야 날개 지녔던 어깨가 떠오르고, 그리워진다. 
문득 올려다본 개울엔 햇살이 빛나고 구름이 둥둥 떠가고 있다. 
바람과 새소리가 쓰다듬어 주어 위로를 받는다. 
그때서야 마음의 먹구름이 걷히고 다시 날개를 편다. 
화포천이 삶에 지친 도시인을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는 모습이 정겹게 그려져 있다. 
화포천과 시심을 연결시켜 시적 형상화를 해놓고, 
이를 이미지 구현으로 그림 그려 놓아, 
독자의 공감대를 얻어내고 있다. 
여기에 보다 새로운 낯설게 하기를 보탠다면, 더욱 시의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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