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이달의 詩 * 최우수상 * 윤정인 시인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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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1 20:47
두엄 냄새는 향기다
윤정인
온 천지가 진동한다
뻐근해지는 허리를 두 발로 모으고
매캐한 냄새에 고개를 돌린다
오래전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도 두엄과 더불어 일가를 이루고
지금 나도 그 냄새와 한 식구다
오늘도 굽은 멍에를 지고
대대로 이어온 유전처럼 충실한 일꾼이 된다
폭 삭지 못한 냄새 사이로 오월의 끝비가 코뚜레를 적신다
빗물은 향기를 적시고
노릿노릿했던 새싹이 파릇하다
보습에 앉아 생명의 향기를 듣는다
벌렁이는 코뚜레에 숨을 메고
어허이 저리 저릿
비 적신 몸뚱이에
고삐줄이 찰싹 날줄이 선다
빗물에 적신 두엄 향기가
강진 들녘을 일으켜 세운다
♣윤정인 약력♣
창작산맥 등단. 농업 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