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이달의 詩 * 최우수상 * 윤정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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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0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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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엄 냄새는 향기다


                 윤정인


온 천지가 진동한다

뻐근해지는 허리를 두 발로 모으고

매캐한 냄새에 고개를 돌린다


오래전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도 두엄과 더불어 일가를 이루고

지금 나도 그 냄새와 한 식구다


오늘도 굽은 멍에를 지고

대대로 이어온 유전처럼 충실한 일꾼이 된다


폭 삭지 못한 냄새 사이로 오월의 끝비가 코뚜레를 적신다

빗물은 향기를 적시고

노릿노릿했던 새싹이 파릇하다


보습에 앉아 생명의 향기를 듣는다


벌렁이는 코뚜레에 숨을 메고

어허이 저리 저릿

비 적신 몸뚱이에

고삐줄이 찰싹 날줄이 선다


빗물에 적신 두엄 향기가

강진 들녘을 일으켜 세운다




♣윤정인 약력♣

창작산맥 등단. 농업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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