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기 시인의 가을 정희에게...

김두기 시인의 가을 정희에게...

소하 0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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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기 시인


가을 정희에게


            김두기


정희, 가을 산이 황홀한 금련산으로 가자

광안리 부산 전경이 환이 보이는 능선에 가을이 있다


정희, 너는 그곳에서 가을을 본 적 있는지

가을이 산자락 밟고서 춤추며 흥얼거리는 소리가

첫사랑의 목소리처럼 가슴 떨리는 노래로 흐른다

가을은 내 사랑을 고백할 장소이다


정희, 너는 가을 산의 마음을 받아 들이 수 있겠니

광안대교가 보이는 곳에서

나의 붉은 잎사귀 고백할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가을은 바람에 흔들리고

나의 사랑은 나직이 널 불러 본다


정희, 붉음을 모조리 소비해야만 하겠니

물든 단풍잎도 가을을 살고 싶어 날마다

붉어지는 마음으로 사랑하려고 한다

가을은 속살 보이며 너를 향해 노래하는데


정희, 너는 가을은 그렇게 보내고 싶으니

너 그렇게 하지 않아도 가을은

시한부의 간절함으로 붉어지는데


정희, 가을바람으로 나에게 돌아오라

정희, 진정 나의 가을이 너에게로 걸어가는 소리 들리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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