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기 시인의 가을 정희에게...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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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1 01:04
김두기 시인
가을 정희에게
김두기
정희, 가을 산이 황홀한 금련산으로 가자
광안리 부산 전경이 환이 보이는 능선에 가을이 있다
정희, 너는 그곳에서 가을을 본 적 있는지
가을이 산자락 밟고서 춤추며 흥얼거리는 소리가
첫사랑의 목소리처럼 가슴 떨리는 노래로 흐른다
가을은 내 사랑을 고백할 장소이다
정희, 너는 가을 산의 마음을 받아 들이 수 있겠니
광안대교가 보이는 곳에서
나의 붉은 잎사귀 고백할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가을은 바람에 흔들리고
나의 사랑은 나직이 널 불러 본다
정희, 붉음을 모조리 소비해야만 하겠니
물든 단풍잎도 가을을 살고 싶어 날마다
붉어지는 마음으로 사랑하려고 한다
가을은 속살 보이며 너를 향해 노래하는데
정희, 너는 가을은 그렇게 보내고 싶으니
너 그렇게 하지 않아도 가을은
시한부의 간절함으로 붉어지는데
정희, 가을바람으로 나에게 돌아오라
정희, 진정 나의 가을이 너에게로 걸어가는 소리 들리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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