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윤디바
0
240
2023.10.30 12:01
고구마
예리 윤정화
자주빛 물든 홀쭉이와
통통이는 친구사이처럼
찜통에 선물 받은 고구마
한솥 푹삶는다
노오란 속살에
군침이 꼴깍 넘어가고
김치 쭉 찢어 걸쳐서 먹으니
목구멍 구름 되어 잘도 넘어가네
혼자 먹는 것보다
군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보름달 비추는 시골집 마당
툇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먹는 맛
밤맛과 호박맛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늦가을맛 애애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