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조선의 시인의 추천詩

포랜컬쳐 0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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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숙 작가


부케의 편지

                  임정숙

행복을 잡으려고 모두 웃고 있어

로또의 1등 당첨 확률
45개 숫자 중 6개를 순서 없이 뽑는 조합으로 약 0.0000123%

눈 크게 뜨고 여길 봐
으름장에 혼절하고 말았어
간택일까 추출일까 생각하기 전 덜컥 잡히고 말았어

옴싹달싹 못한 채 단장을 해
부케가 되려고
차가운 물에 몸을 씻고 윤내고 화장했지
네 시간 들이켠 물은 지금껏 먹은 양보다 훨씬 많을걸

한나절 버티려고 살아 있는 척 미소지어야 하거든
주인공이 기뻐할 수 있다면 눈물은 아끼려고

난 처음으로 사람의 맥박을 느끼며
떨리는 가슴을 신부품에 묻고 소원을 빌어 행운의 주인공이 되길

의젓한 모습이야, 웃음 속 긴장을 하얀 드레스에 숨기고
한발 한발 내일로 가고 있어

축하객 웃음과 발소리 떠들썩 속에
처음 신부와 결별의 순간
공중으로 붕 뜨는 아찔한 순간

박수 소리와 함께 누구 품에 안겨
이제 당신이 당첨된 행복의 주자이신가요
행복을 전하기 위해 목을 내놓았다는
이야기가 바톤터치 되는 순간을 기다리는거야



[임정숙 약력]
시꽃피다 회원 
시꽃피다 등단
봉황대 마타리꽃 문학상 우수상


<단평>
이 시는 부케를 화자로 삼아 결혼의 환희를 낯설게 표현한다. 
‘로또’ 확률로 환유된 선택은 축복이 아니라 우연의 사건이며, 
부케는 타인의 기쁨을 위해 소모되는 존재로 그려진다. 
공중으로 던져지는 순간은 단절이자 계승의 의식으로, 
행복이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타인의 희생과 순환 속에서 이어지는 사건임을 드러낸다.                                                                                                        ㅡ조선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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