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포랜컬쳐 특선작 * 이 달의 시 * 당신의 얼글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 이성자 시인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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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3 18:11

#제2회 포랜컬쳐 문학상
#1월
#최우수상
당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이성자
생각이 꼬이면 불안하다
얼굴 속에 담담한 표정을 짓는다
입술을 깨물면
뒤척이지 못한 소리가 문장 밖으로 튕겨 나간다
누구도 눈을 들어 상대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 하지 않는 세상
모두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무관심에 익숙하다
찬바람은 머금고 있던 비를 뿌리고
옷깃은 우리 몸에 밀착시킨다
사람과 사람이 얼굴 맞대고
소통해야 하는 시간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꿈을 망각한 세대들이
거울 앞에 서서 자신들의 얼굴을 찾을 수 있을까
몇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당신과
똑같은 말과 몸짓의 눈빛이 교차한다
왜 우리는 당신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