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讀者조용현 시인의 단수필, 아름다은 시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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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讀者조용현 시인의 단수필, 아름다은 시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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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현 사진 作



산에 올라왔습니다


               조용현


굽이굽이 구부러진 숲 사이로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이름 모를 풀잎들이 어우러져 있는 싱그러운 산길을 걷습니다.


숲에서 품어오는 풀향기는 가슴 깊이 스며오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은 살랑거리며 나를 반기는 듯합니다.


산속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가는 길에는

오고 가는 등산객 역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간간이 스쳐 지나갑니다.


몹쓸 코로나를 피해서 산으로 왔는데

이곳도 무풍지대는 아니라고 얼굴을 가린 마스크들이 말을 하고 있군요.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 만들어 놓은 덫에 걸려서, 백신이라도 맞아서

이겨 보겠다고 아우성 치는데, 이를 비웃기나 하듯이 숲속의 나라는 마냥 평화롭습니다.


나뭇가지에 붙어서 먹이를 찾는 딱따구리가 죽은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는

산골짜기에 울려 퍼지고 산새들의 노랫소리도 감미로운 멜로디로 들려옵니다.


우거진 숲에서는 풀벌레 우는 소리가,

즐겁고 계곡에서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는 가슴까지 시원하게 적셔주고 있습니다.

모처럼 시원한 아침 공기와 푸른 숲에서 주는

맑고 향기로운 청량감을 느끼면서 더없이 좋은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잠시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다시 속세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산을 올라오면서 땀을 흘려서 그러는지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네요.


이렇게 시원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마냥 머무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코로나를 피해 산속에서만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도 쓰고 거리 두기도 지켜 가면서

지혜롭게 잘 대처하면서 코로 나를 이겨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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