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8, 김두기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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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기획 연재시詩 8, 김두기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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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기 시인의 희망 폐가 8


오래된 경전을 읽고 있는 소리 들린다

눈물과 웃음이 밑줄 쳐진 행복의 주어는

사랑하며 살다가 떠나간 그들이 읽힌다

한 세월이 넘어갈 때마다 소복하게 쌓이는

허전함의 글씨체는 겉도는 이방인처럼 낯설다

오늘도 한 줄의 기억으로 허기진 말씀을 달랜다

낡아 덜렁거리는 겉모양 위로 햇살의 방문은

늘 가슴 한쪽 기억을 조금씩 빼앗아갔다

더 읽고 더 넘기고 싶은 그 행복이 아련해져 조금씩 삵아간다

이제 누구도 관심주지 않는 외딴곳에서

혼자 떠나고 혼자 돌아오고

혼자 시간을 넘긴다

좀 슬어 구멍 뚫려 어디론가 가버린

경전 구절 하나가 바람의 이름으로 문지방을 두드린다

아직은 읽고 쓰고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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