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쓰는 사진 -유중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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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쓰는 사진 -유중근 시인

소하 0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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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유중근


마지막 피 한 방울도 

모두 쏟아 내고 만 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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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몰아치는 겨울

그 인고의 시간을

꼿꼿하게 서서 참으려 하지만

자꾸만 어깨 들썩이며

흐느끼는 것은 운명이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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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시간 가운데

작은 깃털로 봄을 불러 깨워 

매화향 피우게 하고

품었던 철새 떠나 보내면

여린 새싹 피어 난다네


겨우내 갈대는

그 봄을 위해 그렇게 울었네

서럽게 서럽게 울어 젖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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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  수어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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