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포토시, 임명실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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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랜컬쳐 포토시, 임명실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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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나를 말린다


              여명/임명실


내 안에 있는 나를

세상밖으로 꺼내었다

햇볕이 잘드는 처마밑에서

말린다


추억에 젖고, 그리움에 젖고

세상풍파에 젖은 나를 말이다


변색되고 부서져버린 육십년

무사안일의 세월이 운다

잘 난척해도 나 일뿐이다


꺼내지 않는 나는 아무도

모르더라


만남이란 게 스스로 찾아 주는

줄 알았다

왜 헤어지는지 몰랐다


인연에도 법칙이 있었다

인연이 다하면 이별이라 한다

우리의 만남은 거래였다


천년의 혼이 울부짖을때 거래는

끝이 나야했다


좋아서 만나고 무한정 주고싶은

애매 모호함은 순수앞에서

기억을 잃어버린다


잘 말려진 나를 거두우러 가자

햇빛가득한 시냇가로 데리고가

들판에 서린 물안개도 구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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