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비주 시인의 부산 국제 영화제 폐막에서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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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08:41
김비주 시인
국제영화제 폐막작, 매염방
김비주
가끔 수틀리는 수가 있다
별이 오도독 쏟아지고
밤바람마저 온몸을 저미는데
화면은 동동 떠오르고
청춘은 희멀건 고깃국마냥 허허롭게
지나간다
폐막은 시작의 끝에 언제나 오는 것
시작을 알리는 서막에
오로라가 뜨지만
돌아가는 길에 내리는
무수한 별의 속삭임이
옛이야기처럼 저물어가면
의자에 걸려 하늘을 보아도
그저 쓸쓸함이다
난 어느 별에서 유영하다
지구의 한 자락에 걸터앉아
한때의 스타를 보는가
눈물의 변주에 가려진 마음의 집은
그저 무성한 풀이 가을 바람에
흔들린다
2021.10.16.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