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보고서 -하태균 시인의 블로그, 행복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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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보고서 -하태균 시인의 블로그, 행복한 기억들

소하 0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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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


2022. 7. 22. 9:22 갈마선정원에 피는 꽃

- 토목공사에서 건축완공까지 불가사의를 말하다.

내가 우연한 계기로 선원을 지겠다는 벽천스승님의 오랜 숙원인 선원건립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실행에 옮기는 문제가 사실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은 건축부지 외에 건축공사 전반에 관한 막대한 비용이 가장 난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2019년 추석 인사차 예술원을 찾았다가 선원건립의 보다 선명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듣게 되었는데, 요약 해 보면 스승님께서 해마다 동지를 기하여 가끔 산 기도를 하던 도량으로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대로 1723번지길 44에 위치한 감나무 밭 800여평의 기존 부지가 있었는데, 그 동안 비축해온 자금으로 그 주변 땅 600여평을 어렵게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고 이러한 사정으로 내게 실시설계와 토목공사를 의뢰 하려던 것이었다. 또한 이곳은 스승님의 탄생지이기도 한 곳이라 너무나 적극적인 스승님의 의지를 차마 거절할 수 없었기에, 나는 그 당시 회사의 사정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통 큰 결정을 하고 공사를 재능기부하기로 약속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실행으로 옮겨져 2020년 2월에 누보건축회사에서 실시설계를 통한 건축허가를 득하게 되었다.

그리고 토목공사가 전문인 우리회사(대각디앤씨주식회사)에서 착공과 더불어 부지 정지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때 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금광에서 노다지 채굴하듯 쏟아져 나온 바위 조경석이 산더미를 이루었다. 물론 국동마을이 돌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지만 예상 밖의 바위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첫 번째 신비로움의 발단이 된 조경석의 발굴과 함께 토목공사는 시작 되었다.

부지정지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갈 무렵 난감한 문제가 생겼다. 법당을 앉히려던 지점에 쉽게 처리할 수 없는 바위하나가 비스듬히 솟아 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바위는 포크레인 작업을 할수록 예상 밖의 거석이어서 손괴하기에는 아까울 만큼 이미 아름답고 장엄한 자태를 뽐내며, 이를 보는 사람들이 바위에 매료된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기중기를 동원하게 되었는데 기중기에 찍힌 무게가 무려 46톤에 이르는 거석이었다.

이때가 2020년 11월 이었는데 두 번째의 신비는 이 장면에서 연출되었다. 포크레인과 기중기의 합동작업으로 바위를 일으키는 찰나, 수 천년 동안 땅속에서 잠자고 있던 바위가 몸을 일으키며 땅속 깊은 곳에서 마치 사우나실 스팀을 한꺼번에 틀어놓은 것처럼 엄청난 수증기가 품어져 나오는 기적과도 같은 불가사의 일이 발생하였던 것이다. 작업에 관여하였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고, 스승님과 의론한 결과 이 바위는 분명 부처님의 큰 인연과 은덕으로 탄생한 것이라 여겨 이 부처바위를 그대로 수증기가 더 이상 분출되지 않도록 그 자리에 세워 모시는데 동의 하였다.

바위를 세운 그날 밤 스승님께서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 한다. 그 바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앉았다가 몸을 일으키며 성큼성큼 걸어 나와 스승님의 팔짱을 끼는 것이었다는 것인데, 홀연 잠에서 깨어나 너무나도 생생한 꿈속의 장면이 연속적으로 떠오르며 깊은 사색에 잠겼다고 한다. 왜냐하면 스승님이 지금껏 모셔왔던 부처님이 아미타 부처님인데 난데없이 석가모니 부처님을 친견하는 기이한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는데, 그러나 그런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다. 그것은 꿈에 만났던 석가모니 부처님을 바위에 직접 조성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판단을 함과 동시에 작업은 일사처리로 진행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인연이 된 대구의 유명 조각가 고영환 선생을 만나게 되었고 쉴새 없이 전념하여 3개월여에 걸친 작업 끝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봉안하게 되는 갈마 선정원 건립의 서막을 열었던 것이다.

그렇게 토목이 마무리 되어갈 즈음 또 다른 희소식이 전해졌다. 스승님과 깊은 우정을 가진 고성의 조경전문회사 삼원조경박병화대표가 식재에 필요 장비대금만 받고 조경수를 기부하겠다는 반가운 제안을 해왔고, 진입도로 법면부분과 외곽 부지경계부근에 조경석쌓기와 더불어 20여종의 조형목, 분재 및 조경수를 패턴조경기법으로 식재하였다.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을 하는 동안 건축비 마련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에 국동마을 진입로 확포장공사가 결정되었다는 낭보가 들려왔다. 그리고 도로가 확장되면서 일부 도로변 부지가 보상을 받게 됨으로 건축비의 일부를 충당하게 된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그런 과정 속에서도 진영에 전통도예가 운당 김용득 선생의 도자기 작품에 스승님이 직접 그린 주옥같은 작품 200여점을 판매하여 건축비의 일부가 준비되면서 건축공사는 급물살을 탔다.

그전에 세 번째의 신비가 나타났다. 바위 부처님의 워낙 방대한 크기여서 부처님을 법당 안으로 모시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부득이 건축을 시작하기 전 4월 중순경에 조성한 석가모니 부처님 점안식을 하게 되었는데 점안행사도중 갑자기 바위 위에 구름 한 조각이 출현하였던 것이다. 그것이 꼭 극락조가 날개를 펼친 형상이라 이것을 행사 중이던 스님 세분이 동시에 목격하였으나, 점안 행사 중이라 사진 찍을 경황이 없었으므로 행사를 마친 뒤 형태가 흐트러지기는 했지만 그때까지도 머물러 있던 구름을 가까스로 촬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신비도 있었다. 건축기초공사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인근 벌떼가 조경수로 심은 매화나무에 큰 무리로 붙었는데 분봉상태의 벌 무더기로는 규모가 워낙 커서 마을 양봉전문가인 정태정씨가 어렵사리 채취해간 나뭇가지에 다시 분봉한 벌떼가 날아와 인부 중에 누군가가 재 차 채취하는 희귀한 사건도 있었다.

코로나 펜데믹 정국의 세계적인 혼란과 경제적 불황속에서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불사가 진행된 것은 스승님의 불사에 대한 무한한 집념이 남달랐고 또한 불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이 된다. 불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지면을 빌어 그 동안 불사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시주자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이어서 단속사에 그렸다는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화가 솔거가 그린 유마거사상을 갈마 선정원 법당 벽면에 재현하고, 현대적 감각의 조형디자인을 곁들인 이색적인 연지를 현재의 주차장부지 조성하려는 스승님의 큰 뜻이 이루어져 연화세계가 이곳에서 피어나기를 기대하여 본다.

2020. 07. 22.

해원 하태균

토목공학석사

현 대각디앤씨(주)대표이사

연변대학회화과 힌국분원 총학생회장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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