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시인의 걷다가 쓰는 사진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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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2 23:16
유중근 시인
동명지 수변공원
유중근
동생 내외랑
동명지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텃새가 된 청둥오리도
백로도 한가롭게 노닙니다
고마리꽃이 은은하게 곱고
나팔꽃은 호국의 다리를 바라봅니다
오솔길엔 키 큰 도토리나무가
알밤 같은 도토리를 토해 놓습니다
바람마저 시원한 못뚝 길은
가슴을 확 트이게 합니다
누굴 기다리나 왕고들빼기 목은 길고
노랑어리연은 앙증맞습니다
낚시하고 수영하고 썰매 타고 꼴베 던
추억의 동명지가 얼마나 포근한지요
저수지를 바라보며 정담을 나누는
모습들이 너무나 정겹습니다
동명지 수변공원 매점에 앉아
한강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강 라면 맛은 일품입니다
향 좋은 커피 한잔 들고 고향을 떠납니다
이윽고 희야산에 둥근달이 떠 오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내 고향 것이라 더 좋은가 봅니다
'22 09.10 동명지 수변공원에서